새로운 학원에서도 날마다 신규학생들이 왔다. 이제는 잘 가르치고 분위기 좋은 학원으로 우리의 이미지가 학부모들 사이에 각인 되었다. 그러나 새로운 선생님을 구하고 반을 개설하는 것에 대해서는 항상 신중했다. 그래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테스트를 보고 대기시간이 너무 길다고 불만이 터져 나왔다. 몇 년동안은 학기말에 대기생이 100명이 넘었었다. 지금은 말할 나위 없지만 "채용"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명 같은 일이었다. 그냥 아무나 되는 대로 채용해서 반을 개설하면 더 빨리 성장하였겠지만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지원자들을 물색하고 인터비를 주어가면서까지 2주에 걸쳐 그 사람이 정말 우리에게 맞는 사람인가를 고민했다. 다른 학원에서는 면접보고 바로 채용되어 다음날 부터 일을 하고 가르치는게 그 때나 지금 이루어 지는 행태였다. 그래서 2주 후에나 결정을 해주는 우리의 방식이 참 생소했던것 같다. 그래도 난 나에게 맡겨진 아이들을 위한 선생님을 뽑는 일이기에 당시의 학원 행태가 어떻든 나의 철학과 소신대로 했다. 그렇게 신중해도 때론 우리와 맞지 않는 선생님을 뽑는 실수를 하곤 하는데 도대체 다른데서는 어떻게 하루만에 면접을 보고 다음날 부터 수업을 맡길 수 있는지가 납득이 되지 않았다. 지금은 거의 교육만 최소 2주가 걸린다. 그러기에 채용은 거의 한달 전에 이루어져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검증을 하고 교육을 한다. 때론 사정이 생겨 학기를 마치고 나가야 하는 선생님을 대신할 적합한 지원자가 없어 힘들때도 있다. 그럴때면 지원자 중에 그래도 제일 나은 사람을 뽑을까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이 정도면 괜찮을 거야 라고 하며 설득을 한다. 그러나 인연이란 느낌이다. 한번 아니라 생각들면 아무리 상황이 절박해도 뽑으면 안된다. 차라리 있는 사람들에게 오버타임을 시키고 수당을 더 지급하고 학부모들에게 사정을 설명해서 채용이 몇주 더 늦어지더라고 시간에 쫓기어 그냥그런 사람을 뽑아서는 절대로 절대로 안된다. 하나님은 가끔식 이런 상황으로 나를 시험하셨다. 성장에 대한 마음, 그리고 학부모들에 불만을 빨리 없애기 위한 지름길.....사실 항상 시험을 통과 하진 못했다. 그리고 이런 실수를 통해 나는 왜 이런 실수들이 생겼는지를 반성하곤 했었다. 이유는 내 마음속에 항상 채용을 빨리 끝내고 쉬고 싶은 게으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몰릴때면 늘 그런 유혹 앞에 흔들렸던것이다. 중요한것은 하나님의 타임테이블과 나의 타임테이블이 다르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분명히 우리를 위해 누군가를 준비하셨는데 그걸 나의 시간 테이블에 맞게 보내달라고 했던 것이다. 채용은 절대로 시간에 쫓기어 자리를 채우는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다. 그 자리를 위해 준비된 사람에게 그 사람이 올 수 있는 최선의 타이밍을 위해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기에 믿음은 채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채용에 대한 나의 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