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나무 좋은 열매"학원을 처음 시작하고 목사님께서 와서 예배를 드린 후 선물해 주신 벽걸이 문구이다. 대부분 개업한 곳에는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로 시작하는 벽걸이가 대세인테 나에게는 대세가 아닌 다른걸 선물해 주셨다. "좋은 나무 좋은 열매!" 단순하지만 교육의 핵심을 한마디로 표현한 문장이라 생각한다. 수업시간에 조는 아이들을 혼내는 선생님을 보면 한심한 생각이 든다. 얼마나 수업이 재미없으면 아이들이 졸까?.. 교회에서 설교시간에 조는 교인들을 혼내는 목사님들에게도 같은 생각이다. 그러기에 수업을 하는 사람의 준비는 정말 중요하다. 강의를 못하는 사람일 수록 목소리로 윽박지른다. 설교 못하는 목사님들도 그렇다. 학원을 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 한 것은 마케팅도 아이들 모집도 아닌 어떻게 하면 좋은 선생님들을 채용하고 이들이 행복을 느끼며 일하게 할 수 있을까 였다. 짧지만 회사를 다니며 느꼈던 회의감은 말도 안되는 일처리 방식과 불필요한 보고 자료준비 같은 것들이었다. 아이러니 같지만 난 학원에서 성적표를 만드는 일이 그런 일들 중 하나라 생각한다. 선생님들은 가르치는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행정적인 일들이 취약하다. 그런데 학부모들은 성적표를 요구하며 이에 대한 체계적인 보고를 원한다. 그들이 알고 싶어하는 일을 해결하느라 정작 중요한 수업연구 시간을 빼앗긴다. 아마도 공교육과 학교 선생님들이 이런 환경에서 일하기 때문에 가르치는 것을 그냥 '직업'으로 여기게 되지 않았나 싶다. 나는 처음부터 학생들에 대한 성적을 매기고 이를 보고하는 성적표를 만들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했다. 어차피 정기적으로 아이들에 상담 하면서 말로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문서로, 그림으로, 숫자로 봐야먄 안심하는 학부모들은 이에 대해 불만이 있었지만 선생님들은 이로 인해 본연의 업무에만 충실할 수 있었다. "신뢰"라는 것은 느낌에서 온다. 잘 정돈된 미사여구와 그래프, 숫자로 채워진 성적표가 아니라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며 보여주는 표정을 보며 학부모가 느낌으로 아는 것이다. 이렇게 신뢰를 얻는 과정이 시간은 걸렸지만 나는 나의 방식을 지켜나갔다. 그것이 좋은 나무들이 계속해서 좋은 열매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